2013년 3월 14일 목요일

[스파키의 축구이야기] 12/13 챔피언스 리그 8강 확정과 EPL의 암흑기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2-0 깔끔한 원정팀 아스날의 승리였다.

그런데.

홈팀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웃으며 환호를 지르고 서포터들은 박수치며 소리를 질렀다.

반면 원정팀 아스날 선수단은 고개를 숙였고 스페인산 조율사 아르테타는 쓰디쓴 표정으로

왼쪽 팔뚝에서 주장 완장을 뺐다. 그리고 원정을 온 거너스(아스날의 애칭)들은 아쉬움으로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뮌헨이 원정에서 3-1 승리.
아스날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 승리.

합계 3-3의 동률이지만 원정 다득점 우선원칙으로 인해 아스날의 탈락이 확정됐다.

최후의 EPL 클럽이였던 아스날마저 탈락하면서 17년간 이어지던 EPL 클럽의 UEFA 챔피언스 리그(이하 챔피언스 리그)8강 진출이 물거품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알리안츠 아레나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렸고 이곳에서 EPL 클럽인 첼시FC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었기에 더욱 뼈아플것이다.(첼시는 지금 유로파 리그에....;;)

거너스의 서포터가 아니더라도 EPL 서포터들과 잉글랜드인들에게는 충격과 같은 사건일 터다.

이 대목에서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바보같이 제 얼굴에 침뱉기 밖에 되지 않기에 다루고 싶지 않다.

최근 10년간의 빅이어(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의 애칭)를 한 리그에서 쓸고 간 경우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를 제외하면 EPL이 유일하다.(리버풀F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FC)

바르샤가 대단하지만 이보다 더욱 무서웠던 것은 늘상 16강, 8강, 4강 대진표에서 EPL 클럽 간의 경기가 수시로 펼쳐져서 EPL이 챔피언스 리그를 정복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더더욱이 EPL 클럽이 우승하지 못한 시즌에는 우승팀의 결승 상대가 10년 간의 시즌 중 5시즌이 EPL 클럽이였으니 더이상 EPL이 챔피언스 리그를 정복했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과가 모든 것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빅이어의 지난 10년 간 각 주인들은 리그가 매번 다르다.
정확히 03/04 시즌의 포르투를 제외하면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이 세 개 리그가 번갈아가며 빅이어를 가져갔다.

주기로만 따지면 이탈리아가 차지할 차례이긴 하다. : )

그런데 이번 8강 대진표에 보기 드문 클럽들이 자리를 잡았다.

EPL의 암흑시즌인데 반해 스페인이 무려 세 자리를 가져갔고, 독일이 두 자리, 나머지 세 자리를 프랑스, 터키, 이탈리아가 각각 가져갔다.

한때 포르투갈 황금 세대 폭격기였던 파울레타로 대변되던 PSG가 한참만에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고, 드로그바와 스네이더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치고 올라온 갈라타사라이, 부자 구단주를 만나면서 급작스럽게 강호로 떠오른 말라가는 8강 대진표에서 근래들어 발견하기 힘들었던 클럽들이다.

8강 대진이 발표되고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겠으나 돌풍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최근 10년 세번을 쓸어간 바르샤, 챔피언스 리그 통산 10회의 우승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의 백곰 군단 레알 마드리드, 지난 시즌 안방에서 남의 집 잔치를 내준 바이에른 뮌헨,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를 완벽하게 정복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탈리아에서 선두를 달리며 칼치오 사건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명문 유벤투스.

8강 대진이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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