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5일 금요일

[스파키의 축구 이야기] 프랑스 아트사커의 화려한 서곡,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프랑스 아트 사커가 화려하게 등장한 첫 대회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이였다. 총 174개의 팀이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에 참여하였고 32개 팀이 본선 조별 예선에 진출하였다. 대회 직전까지만해도 전년도 우승팀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브라질이 역시나 우승 후보 0순위로 지목되었고 역시 개막전 또한 전대회 우승국인 브라질이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조별 예선 2승 1패로 무난하게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브라질의 우승을 점쳤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굵직하게 이끌고 가던 브라질이였기에 누구나 쉽게 우승은 브라질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개최국 프랑스가 속한 C조에서 3전 전승에 단 1실점만을 기록하며 프랑스가 16강에 진출한다.(물론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브라질 대표팀에는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호나우두가 있었고 프랑스에는 모로코계 프랑스인이였던 지네딘 지단이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결과 조별 예선팀들 중 가장 뛰어난 결과를 내고 토너먼트에 올라간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네덜란드에게 패하며 좌절했고 프랑스는 8강에서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 진땀 승부에서 승리하여 결승까지 진출한다. 브라질은 4강에서 막강했던 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와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승리하여 결승에 진출한다. 98년 이후로 향후 5년간 아트사커붐을 일으킨 결승전이 시작됐다. 

  미셸 플라티니(현 UEFA 회장) 이후 프랑스의 이렇다할 영웅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지단의 발끝에서 시작되었고 브라질 진영은 지단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다.(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정말.) 프랑스의 영웅이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 열렸다.

  호나우두는 프랑스 철의 벽이라 불린 로랑 블랑과 마르셀 드사이의 수비에 막혀 전전긍긍했고 지네딘 지단은 두 골을 뽑아내며 브라질의 삼바 축구를 무너뜨렸다. 결과는 3-0 프랑스의 완승. 호나우두는 피치 위에 주저앉아 울었고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했던 지단은 대회 내내 참았던 감정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플라티니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관중석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외쳤다. 프랑스발 아트 사커가 전세계를 휘어잡기 시작한 대회였다.



결승전 하이라이트 영상


2013년 4월 4일 목요일

[스파키의 축구이야기] 밀라노의 두 거인


 세계 3대 더비 경기 그 마지막은 이탈리아 세리아A의 AC밀란(Associazione Calcio Milan SpA)과 인테르(Football Club Inter Milan SpA) 간의 경기이다. 올드펌 더비와 마찬가지로 밀란을 같은 연고지로 둔 로컬 더비이다. 차이점이라면 올드펌 더비는 셀틱과 레인저스가 각각 자신의 홈구장을 따로 가지고 있다면 이 두 팀은 하나의 홈구장인 산 시로 스타디움(San Siro Stadium)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더욱더 양 팀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였고 양팀의 서포터들 간의 신경전은 더욱 심했다. 경기장 밖의 모습은 더욱 신기하다. 하나의 구장에 두 팀의 깃발이 휘날리고 두 팀의 유니폼이 내걸려있다. 클럽과 관련된 용품을 판매하는 클럽 스토어가 두 개가 있는 진품경도 펼쳐진다.

독특하게 한 구장에 두 클럽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산 시로 스타디움)


AC밀란은 1899년 영국인 허버트 킬핀과 사업가 알프레드 에드워즈를 포함한 몇몇의 사람들이 창단하였다. 클럽은 대부분의 역사를 이탈리아의 최상위 축구 리그인 세리에A와 함께 하였으며 하부 리그로서는 1980년대에 두 시즌 동안 세리에B에서 뛴 것이 전부일 정도로 전통의 명문 강호이다. 창단주의 영향으로 이탈리아 출신 선수와 영국 선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인테르는 1908년 3월 9일 AC밀란에서 독립하여 창단하였다. 이탈리아 출신 선수와 영국 선수를 중시하는 AC밀란의 선수 운용에 반발하며 독립 창단되었고 이름처럼 여러 국적의 선수들을 영입, 운용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로 상이한 선수 운용 정책은 두 팀의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다. 재미있는 점은 서포터들간의 충돌이 가장 심할법한 구조를 지닌 상황이지만 서포터들간의 충돌은 심하지 않기로 유명한 더비 경기라는 것이다. 특히나 영국의 훌리건과 같은 개념인 울트라로 유명한 이탈리아 리그에서 리그 내 다른 더비와 다르게 경기 자체 내지 응원이 치열하고 열정적이지 서포터들간의 충돌로 인한 사태는 거의 없다는 점은 다른 더비들과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치열한 더비 경기에서 아무 사태도 벌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2005년 챔피언스 리그 8강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 인테르 간의 경기였다. 경기는 AC밀란이 스코어를 리드하면서 승리의 추가 기울고 있었다. 이에 분노한 인테르 서포터들이 폭죽을 터뜨려 던지기 시작했고 이 중 하나가 AC밀란의 골키퍼였던 디다의 머리로 날아왔고 이 폭죽을 맞고 디다가 쓰러지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폭죽은 계속해서 날아왔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폭죽 연기로 뒤덮였고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사건으로 UEFA(유럽 축구 협회)에서는 인테르 측에 챔피언스 리그 홈경기를 6경기동안 무관중으로 진행하라는 징계를 받게되었다.

2005년 당시 AC밀란의 골키퍼 디다가 관중이 던진 폭죽을 맞는 아찔한 순간

순식간에 폭죽 연기로 뒤덮여 아수라장이 된 산 시로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