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시즌 동안 EPL 전통의 강호로써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며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에게 떠밀려 한물 갔다는 등의 혹평을 듣기까지에 이른 리버풀이 아무래도 올시즌은 뼈를 깎는 준비를 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막 이후 리그 2연승, 주중 리그컵 승리 등을 통해 보여준 완벽한 미드필드 플레이는 지난 시즌 부임한 브랜든 로저스 감독 방식의 티키타카가 제대로 자리 잡았다고 보입니다. '게겐 프레싱' 또한 확실히 선수들의 몸에 익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시즌 페페 레이나를 나폴리로 임대를 보내고 새로이 영입된 벨기에 수문장 시몬 미뇰렛의 안정감(사실 레이나가 잔실수가 많은 편이죠.), 시즌 세 경기에서 5득점을 기록한 다니엘 스터리지의 맹활약 등은 리버풀이 시즌 초반 질주할 수 있는데 더욱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일요일(한국 시간 기준) 올시즌 첫 레즈 더비가 열렸는데요.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 빌 샹클리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여 팬들의 주목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빌 샹클리를 기념하는 콥의 카드섹션 퍼포먼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리버풀은 루카스-제라드-헨더슨의 미드필드 진영을 중심으로 전방에서부터 스터리지, 쿠티뉴, 아스파스가 끊임없이 강하게 맨유 수비진영을 압박했고 맨유에서 지난 시즌 탁월한 볼 배급력을 선보이던 마이클 캐릭에게 공간을 내어주지 않으며 맨유가 공격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기 초반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시작 4분만에 코너킥을 따냈고 제라드의 코너킥을 아게르가 머리로 완벽하게 맨유 골문쪽으로 꺾어놓은 공을 골대를 등지고 서있던 스터리지가 감각적인 백헤딩으로 선취골을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전반 4분 스터리지의 골장면
이른 시간에 실점을 한 맨유는 리버풀의 압박을 털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지만 리버풀 전방의 무한 압박과 헨더슨과 제라드의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전반이 끝날때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애슐리 영은 리버풀의 글렌 존슨에게 번번히 막혔고 로빈 반 페르시와 함께 부상을 당한 웨인 루니를 대신해 선발 출장한 웰백은 리버풀의 미드필드와 수비진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반 페르시 홀로 리버풀 수비진을 헤치며 기회를 만들어 냈으나 무산되며 득점에 실패합니다.
이른 시간 실점을 당하고 풀리지 않는 경기로 바짝 예민해진 맨유 선수들과 이에 지지 않으려는 리버풀 선수들이 거칠게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총 6장의 옐로우 카드가 나오며 주심의 손발을 바쁘게 했습니다. 그중 특히 제라드와 반 페르시의 설전은 경기를 보는 팬들에게 더비 매치의 뜨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경기 후반 초반 리버풀이 보여준 강한 압박이 약간 느슨해지고 공간이 조금 벌어졌고 캐릭의 패스가 간간히 성공하며 맨유의 템포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맨유의 영을 대신해 나니가 나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리버풀의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습니다. 필 존스의 부상으로 인해 발렌시아를 교체카드로 쓴 맨유는 긱스를 빼고 치차리토를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역시나 리버풀을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전반 4분만에 터진 스터리지의 골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안필드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1994년 이래 처음으로 리버풀은 개막 이후 3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올시즌 알렉스 퍼거슨 경의 후임자로 온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에버튼 시절부터 이어오던 안필드 무승이라는 타이틀을 깨는데 실패합니다.(어제 경기 포함 7무 6패)
이 경기가 끝나고 리그 1위 자리를 리버풀FC가 차지하게 됩니다.
맨유에게는 중원 보강이 절실하게 요구된 경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버튼의 마루앙 펠라이니 영입 소식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지만 공식 발표가 아직 없어 가뜩이나 아무런 영입 소식이 없어 (게다가 리버풀에게 져버린) 맨유팬들의 속은 답답한 지경입니다.
이에 반해 리버풀은 안필드 관중석에 티아고 일로리, 빅터 모제스(임대) 등이 앉아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이적 시장 막바지에 알찬 영입을 성공했음을 알렸습니다.
리버풀에 입성한 티아고 알로리